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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억 달러 AI 데이터센터가 드러낸 책임 공백

약 4분 소요

들어가며

미국 뉴욕주 서머싯의 미완공 데이터센터 Lake Mariner에서 발생한 화재는 단순한 건설 현장 사고가 아니다. AI 인프라 붐이 진행되면서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소방대원들은 현장에 진입했을 당시 작동하는 경보나 소화 시스템을 찾지 못했고, 소화전 3곳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전해졌다. 소방대가 법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안전자료는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대원들은 어떤 화학물질이 포함됐는지 알기 어려운 짙은 연기 속에서 대응해야 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고 공사도 크게 지연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대응하고 개선을 책임질지에 대한 의문은 남았다.

여러 기업으로 나뉜 프로젝트 구조

Lake Mariner는 과거 탄광 부지에 건설되는 약 32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다. 사업 관계는 다음처럼 나뉜다.

  • TeraWulf가 데이터센터를 소유·운영하며, 토지는 최고경영자가 소유한 회사에서 임차한다.
  • 영국 기업 Fluidstack이 시설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 Google은 향후 지분 14%를 확보할 수 있는 워런트를 보유하고 Fluidstack의 임대료 지급을 보증한다.
  • Anthropic을 비롯한 AI 기업들이 시설 건설을 뒷받침하는 컴퓨팅 수요를 제공한다.

TeraWulf는 이후 현장 운영 안전, 비상 대응, 필수 안전 시스템, 지역 응급대응 기관과의 조정을 자사가 책임진다고 밝혔다. 사후 검토를 거쳐 Knox 보관함, 추가 소화전, 안전자료를 담은 비상용 가방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소방 책임자는 8월 기준으로 소화전이 여전히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련 작업이 완료된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용 약속과 지역 기대의 격차

지역사회가 제기하는 문제는 안전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 계획 자료에 따르면 시설이 완전히 가동된 뒤 고용 인원은 35~40명으로 예상됐다. 이는 같은 사업 범위로 전력 할인 혜택을 신청했던 2019년에 제시한 영구 일자리 165개보다 크게 적다. 뉴욕전력청은 매년 약속 이행 여부를 검토하고 혜택을 조정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건설 기간에는 상당한 임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지만, 운영 단계의 상시 인력은 적은 경우가 많다. 지역 주민을 운영·정비 인력으로 훈련하겠다는 계획이 없다면, 수백 메가와트를 소비하는 시설이라도 장기 고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전력망 비용과 소음, 에너지 검증

24시간 가동되는 대형 데이터센터는 송전망 증설, 전력망 제약 관리, 수요가 높은 시기의 예비 발전 등 전력 시스템 전반의 비용을 높일 수 있다. 신규 부하가 이 비용을 충분히 부담하지 않으면 시설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전력 소비자에게도 요금 형태로 전가될 수 있다.

Anthropic은 데이터센터로 인해 발생하는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망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고, 수요에 맞는 신규 발전원을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Lake Mariner도 이 약속의 대상이다. 다만 이 약속은 전력 가격에 초점을 맞추며, 소음 기준, 청정에너지 관련 주장, 현장 안전을 누가 검증할지는 자동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주민들은 캠퍼스가 확장된 뒤에도 주택 안에서 지속적인 저주파 소음이 들린다고 호소했다. TeraWulf의 에너지 관련 표현도 달라졌다. 과거 보고서는 Lake Mariner가 95%의 ‘무탄소 에너지’로 운영된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정책 문서는 ‘저탄소 및 무탄소 에너지’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별도 공시에서는 저탄소 에너지 비중을 91%로 제시했다. 표현 변화만으로 위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관되고 독립적으로 검증 가능한 공시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해진다.

계약 분할만으로 공적 책임을 대신할 수 없다

Lake Mariner 사례에서 책임은 법적, 운영상, 재무상, 평판상 영역으로 분리돼 있다. 소유권, 임대, 지급 보증, 컴퓨팅 수요를 계약으로 나눌 수는 있지만, 소방 안전과 소음, 고용, 환경 문제에 지역사회가 누구에게 답을 요구해야 하는지까지 자동으로 정해주지는 않는다.

AI 기업이 임대나 제3자 운영을 통해 컴퓨팅 용량을 확보할수록 고객사는 실제 시설을 직접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앞으로 공공 지원을 받으려는 데이터센터는 투자액과 전력 사용량뿐 아니라 책임 주체, 비상 대응 절차, 고용 약속, 에너지원, 독립 검증 방식까지 공개해야 한다.

출처: Ars Technica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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