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디케어 AI 심사, 진료 지연과 불투명한 거부 낳아
미국 정부가 메디케어의 사전 승인 절차 일부를 AI로 자동화하려는 시도가 의료 접근성을 둘러싼 고위험 실험으로 변하고 있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내세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진료 지연과 설명되지 않는 거부가 환자에게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
WISeR는 Wasteful and Inappropriate Service Reduction의 약자로, 메디케어에서 사기와 낭비, 부적절한 지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월 뉴저지,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텍사스, 애리조나, 워싱턴 등 6개 주에서 시작됐으며, 신경 자극 치료,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경추 유합술, 상처 치료용 피부 대체재, 요실금 및 발기부전 치료 등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일부 서비스는 기존에 메디케어 환자에게 별도 사전 승인을 요구하지 않았다. 사업은 2031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향후 확대 계획도 있다.
공개된 자료가 보여주는 핵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시스템이 완전히 준비되기 전에 시행됐다. Innovaccer는 시작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처리되지 않은 신청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한동안 모든 신청을 자동 승인하도록 설정했다.
- Zyter는 메디케어 Part A와 Part B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수개월 동안 데이터 불일치가 발생했다. 회사는 이후 두 종류의 청구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결정은 72시간 이내에 내려져야 했지만, 일부 신청은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렸다. 적어도 한 건은 83일이 지나도 처리되지 않았다.
- Virtix의 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6096건을 심사해 2863건을 승인하고 3233건을 거부했다. 거부율은 53%였다. 회사는 이후 시정조치를 거쳐 평균 사전 승인 처리 시간을 1.18일로 줄였고, 해당 조치는 8월 14일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행정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승인 지연은 수술이나 통증 치료를 받을 시점을 늦출 수 있다. 전자프런티어재단이 공개한 자료에는 척추 압박골절 치료를 기다리던 환자들이 통증으로 우는 모습을 봤다는 오하이오 의료진의 증언이 담겼다. 다른 의료진도 취약한 환자에게 3~4일 지연은 이미 큰 부담이며, 수주 동안 답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Virtix는 자사의 판단이 자체 규칙이 아니라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가 정한 국가 및 지역 보장 기준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부 이유가 이해하기 어렵고 담당자와 연락할 방법도 없다면, 환자와 의사는 결정을 어디에 이의 제기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자동화로 비용을 줄이는 공급업체가 신청을 최대한 많이 거부하도록 유도되는 구조가 있는지도 중요한 규제 쟁점이다.
미국 정부책임처는 5월 WISeR 설계 과정에서 적절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사업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의원들은 추가 자료 공개와 사업 중단을 요구했지만, 관련 시도 중 하나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럼에도 사업은 계속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WISeR 사례는 의료 AI를 처리 속도와 비용 절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규제기관은 서비스별 거부율, 오류, 처리 시간, 인간 재심사와 이의 제기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환자가 완성되지 않은 자동화 시스템의 대가로 치료 지연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
출처: Ars Technica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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