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 트럼프 행정부의 앤트로픽 블랙리스트 지정은 불법
미국 정부와 AI 기업의 갈등이 정부 조달 권한과 기업의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법적 시험대로 번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의 리타 린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을 국가안보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고 연방기관의 제품 사용을 중단시킨 조치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관련 정부 조치를 무효화하고 행정부에 해당 지침을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분쟁의 출발점
앤트로픽은 Claude 모델의 사용 제한을 없애 치명적 자율전쟁과 미국인에 대한 대규모 감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연방기관에 앤트로픽 제품을 영구적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국방 계약업체에는 군사 분야와 직접 관련이 없는 업무를 포함해 앤트로픽과 어떤 사업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린 판사는 앤트로픽의 약식판결 신청 중 핵심 부분을 받아들이며, 정부의 조치가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불법 보복이라고 판단했다. 국방부가 원하는 AI 공급업체를 선택할 권리는 인정했지만, 그 권한이 정부 정책에 이견을 보인 기업을 광범위하게 처벌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판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국가안보라는 표현만으로 정부 비판자에 대한 보복을 정당화할 수 없다.
- 관련 법률이 말하는 공급망 위험은 시스템 파괴, 악성 기능 삽입, 은밀한 방해나 전복을 가리키며, 기업이 공개적으로 밝힌 계약 조건이나 안전 정책을 뜻하지 않는다.
- 정부의 근거는 빈약했다. 정부는 배치 후 앤트로픽이 기술에 백도어로 접근할 수 있다는 기존 설명에서 물러났고, 앤트로픽에는 그런 접근 권한이 없으며 다른 블랙박스 AI 모델보다 국가안보에 더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 조치는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웠으며, 행정기관의 규제 절차를 정하는 행정절차법에도 어긋났다.
AI 안전 원칙과 정부 조달
앤트로픽은 자사 서비스의 사용 한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또 정부를 상대로 의견을 밝힐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AI 안전에 대한 판단에 따라 제품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정부가 앤트로픽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기업이 특정 군사 또는 감시 용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잠재적 적대자나 방해자로 낙인찍을 수는 없다는 법적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기준은 앤트로픽을 넘어 정부와 거래하는 기술 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조달 절차를 우회하고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기업의 거래를 전면 차단한다면, 앞으로는 헌법과 행정법에 따른 심사를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컴퓨터·통신 업계 단체도 이번 사건이 미국 정부와 거래하는 모든 기업에 중요하다며 판결을 환영했다.
그러나 법적 분쟁은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앤트로픽의 긴급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받았다. 해당 항소법원은 이후 구두변론을 열었고, 양측이 제출한 서면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행정부는 린 판사의 이번 판결에도 항소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금지 조치 이후에도 일부 정부기관은 앤트로픽 도구를 계속 사용했으며, 백악관과 회사는 향후 기업공개를 앞두고 관계를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었다. 최종 판결은 미국 정부가 AI 공급망 위험을 어떻게 정의할지, 그리고 기업이 군사·감시 용도에 대한 안전장치를 유지하면서 정부와 협력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출처: Ars Technica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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